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여러모로 과거 한진해운 사태와 닮은 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해운은 2006년 故 조수호 회장의 별세로 인한 리더십 부재와 글로벌 해운업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2014년부터 故 조양호 전 회장이 한진해운을 맡아 경영 정상화에 매진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2016년 4월 자율협약을 신청, 같은 해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이듬해 2월 파산했다.

협상 과정에서 조양호 전 회장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과 큰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이동걸 당시 산업은행 회장은 "한진은 6500억원의 외상채무가 있으면서도 ‘내 팔 하나 자르겠다’는 대주주의 의지가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런 사람에게 누가 돈을 빌려주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조양호 전 회장은 사재 400억원 출연을 비롯해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 계열사를 통해 1조원 이상 한진해운에 지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파산 직전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101척, 벌크선 44척 등 총 145척을 갖춘 국내 1위, 세계 7위의 선사였다. 현대상선과 합병해 중복노선을 정리하고 저가 계약을 해소했다면 충분히 회생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 이후 한국 해운의 아시아·미주 점유율은 11%에서 3%대로 급락했고, 글로벌 순위는 2010년 5위에서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HMM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혼자서는 물동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을 청산한 것은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의 대표적인 구조조정 실패 사례로 기록됐다. 이는 산업은행이 기존 입장을 바꿔 정상기업인 대한항공과 부실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적극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도 최근 국회에서 "(한진해운을) 파산시켜야 하나, 두 개 회사를 합병했어야 하는 고민이 있어야 했는데, 그 당시는 파산으로 했다"며 "당시 취임한 회장은 아니라 함부로 얘기할 사안은 아니지만, 산은이 근시안적 결정을 했다기보다는 정부 결정이 그렇게 내려진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부분은 굉장히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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