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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K [ET] 은마아파트…주식 시장에 집값 비춰보면? - KBS뉴스


은마 아파트. 굳이 다른 설명을 더 할 필요도 없는 강남 대표 단지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그렇다. 4400세대가 넘는 이제는 강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단지. 1979년에 지어져 벌써 '재건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도 한참 된, 우리 삼촌뻘부터 강남 기대주이기도 하다.

그래서 늘 집값의 풍향계로 인식된다. 은마아파트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면 기사에 나오고, 그리고 집값이 움직인다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심어진다.

오늘 굳이 은마 아파트 집값 이야기를 하는 건, 그 대표성 때문이다.

■ 은마 아파트 값은 오르내렸다.

최근 은마 아파트 값은 초강세다. 사상 최고치를 찍은 지 오래다.

그럼 은마아파트 값은 어떻게 변했을까?

(자료 : 미래에셋대우리서치센터, 형식 : 사진)

2006년부터 은마아파트 집값이 저점을 형성했던 2012~13년도까지의 그래프다. 점은 실거래를 기준으로 찍힌 것이고, 붉은색 동그라미는 실거래가를 중심으로 최고가와 최저가 군을 표시한 것이다.

좀 복잡하면 다음 표를 보면 이해가 더 쉽다.

(자료 : 미래에셋대우리서치센터, 형식 : 사진)

2007년 고점을 형성했을 당시 11억 6천만 원. 2006년도 7억 7천만 원에 비해 50%가량 상승한 수치다. 불과 1년 만의 급격한 상승이다.

그리고 2008년도 7억 원 까지 하락했다가 2013년도에는 6억 8천만 원 선까지 떨어진다.

■ 경제 위기를 감안하더라도...

하지만 경제 흐름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있다. 바로 2007년 발생한 서브프라임 사태다. 그리고 이어진 경제 위기는 큰 폭의 집값 하락을 가져왔다.

은마 아파트 가격도 당시 1년여 만에 40% 가까이 빠지면서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 하지만 급격하게 빠졌던 은마 아파트 집값은 다시 회복하기 시작해 2009년에는 다시 10억 선에 도달한다.

정말 살펴봐야 할 대목은 다음이다. 큰 경제 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은마 아파트 값은 다시 내림세를 타기 시작해, 결국 2012~13년도에 최저점까지 내려앉는다.

등락을 반복하며 전형적인 우하향 W 곡선을 그리며 집값이 빠졌음을 알 수 있다.

■ 재건축 사업 진행이 영향 미쳤을까?

여기서 또 한가지 요인. 바로 은마 아파트의 최고 이슈. 재건축이다. 즉 재건축이 진행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면 가격이 오르고, 더뎌질 것 같으면 내려가는 변수다.

즉 은마 아파트만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그런데 조사를 해보면 이게 은마 아파트만의 특수 상황이라고만 보기에는 당시 상황이 좀 다르다.


이 그래프는 강남의 대표적인 대단지 아파트의 연간 가격 추이를 나타낸 것인데, 잠실과 방이동, 압구정에 있는 3개 단지 모두 불과 1년 사이에 2~3억씩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 언론은 늘 현상만을 전한다.

'무너진 '재건축불패'…금융위기 수준 추락 3년 전 고점 대비 30% ↓'

2012년 7월 모 경제 신문의 기사 제목이다. 집값 초강세를 전하는 해당 언론의 최근 양상과는 좀 다르다.

지금이야 모든 언론이 집값 강세를 전하고 있지만, 시장이 변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얼마나 떨어질지 모른다는 식으로 다시 불안감을 조성하고 하락을 부채질하는 듯 기사를 쏟아내는 게 언론이다.

"수년 전 7억~8억 원씩 목돈을 넣었는데 회수할 방법조차 별로 없어요. 개포 일대 재건축 시세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때만큼 추락했는데도 거래는 요지부동이에요."

당시 기사에 인용된 한 대목이다. 언론의 속성이 그렇다. 현상을 전하는 게 가장 편할 뿐이다. 섣부른 분석과 예측은 잘해야 본전이다.

■ 현재 주식 시장이 보여주는 것은?

시장은 늘 그렇다. 영원한 것은 없고, 변동성은 늘 존재했다.

주택 시장이 수년에서 10년을 넘나드는 장주기 변동성을 보인다면, 다수의 시장 참가자가 참여하지만 주기가 짧은 주식 시장을 한번 보자.

코로나 여파에 1400대까지 속절없이 내려갔던 주가. 1년도 채 안 돼 상승을 계속해 3000선과 3200선, 사상 최고치를 차례로 넘어서며 계속 치솟을 것 같더니만, 불과 한 달 사이에 3000선을 위협받을 정도로 출렁거리고 있다. 10% 정도는 쉽게 가라앉아 버린다.

(최근 주가를 움직이게 한 큰 요인 중 하나가 게임스톱이라는 미국의 이름도 몰랐던 한 회사를 둘러싸고 어느 개미 투자자가 선도한 '공매도 전쟁' 때문이라는 걸 생각하면, 얼마나 작은 촉발점이 대세에 영향을 주는지 그 나비 효과에 아연할 따름이다)

전문가 사이에서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른다는 인식이 퍼졌지만, 늘 이를 덮는 것은 '주식 예탁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 시장에 들어오려고 대기하는 자금이 얼마이다' 라는 식의 분위기다.

누구도 용감하게 '하락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조정'이라는 단어조차 증권가에서는 꺼리는 분위기였다.

"횡보라고 합니다. 조정이 아니라." 어느 애널리스트의 이야기다. 분위기 좋은데 떨어질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가 다가올 비난을 감당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주식 전문가들은 그 시장에 몸담고 있고, 참가자들이 많아야 이익이 되는 사람들이다.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데는 모든 사람이 공감한다. 모든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가리킨다. 지금 집값에 대해 '조정'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원래 그렇다. 주식 시장이건 주택 시장이건.

집처럼 자신의 재산 가운데 큰 부문, 아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재화에 대한 선택은 참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한다.

"결국, 자기 책임입니다. 주식도 그 회사를 공부하고 가치 투자하라고 하잖아요. 하물며 집인데…." 어느 방송에 나온 전문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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