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 초 중국의 순수전기차 판매량이 유럽의 2배를 넘었을 정도다. 그 수혜는 중국 업체들과 미국 테슬라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시장의 비중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다. 4일 전기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EV 세일즈의 집계를 보면, 올해 1∼2월 중국에서는 플러그인 전기차가 28만대 팔렸다. 23만대를 기록한 유럽을 제쳤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럽에 전기차 선두를 내줬던 지난해의 굴욕을 만회한 셈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통틀어 중국이 유럽을 앞지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월 미국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올해 20만대 차이로 유럽이 중국보다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170만대, 유럽이 190만대다. 순수전기차만 놓고 보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유럽 시장의 성장세는 전반적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견인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순수전기차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아직까지 중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유럽보다 양호한 까닭이다. 올해 1∼2월 유럽에서 순수전기차 10만대가 팔리는 동안 중국 판매량은 23만대를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시장의 성장세로 덕을 보는 곳은 주로 테슬라와 중국 현지 업체들이다. 중국에서 이들 업체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어서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 판매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전세계 판매량은 18만48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0% 늘었다. 직전 분기에 견줘서도 2.3% 증가한 수치다. 지난 2월 부품 공급난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장이 이틀간 가동 중단된 데다 중국 춘절 연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에 대해 “(새로 출시한) 모델Y에 대한 중국 시장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의 상승세도 무섭다. 중국 상하이차와 류저우우링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인 SGMW가 두드러진다. 전세계 플러그인 전기차 시장에서 SGMW의 점유율은 지난해 5%에 불과했으나, 올해 1∼2월 10%를 기록했다. BYD도 꾸준히 5위권 안에 들고 있으며, 스타트업인 니오와 샤오펑 등도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 현지 판매량만으로 이뤄진 성장세다. 다른 완성차 업계의 표정은 좋지 못하다. 특히 중국에서 입지가 좁은 업체들은 양적 성장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현대차 엔시노(코나의 중국명)는 중국에서 1071대 팔리는 데 그쳤다. 올해에는 중국 현지 전용 모델인 전기차 밍투 등을 출시하며 만회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시장 특성상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에는 여러 완성차 업체들이 양적 성장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프리미엄 모델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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