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낸드플래시 업체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키옥시아와 합병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체 업계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잇따른 빅딜에 격변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는 합병을 논의하고 있으며 성사될 경우 23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는 오래전부터 합병을 논의해왔으며 이르면 내달 중순께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키옥시아가 당초 계획대로 기업공개(IPO)에 나서거나 다른 회사와의 합병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연결은 올해 들어 두번째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웨스턴디지털이 마이크론과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하한 바 있다.
키옥시아는 지난 2018년 사모투자운용사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품에 안긴 낸드시장 2위 기업이다. 일본 도시바의 낸드사업부문이었지만 잇딴 적자로 도시바가 분사와 매각에 나서면서 현재 상태가 됐다.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와 애플, 시게이트, 델 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해 한국과 미국 연합체제가 형성됐고 일본 광학장비업체 호야도 따로 지분 인수에 참여해 현재 키옥시아 주인은 한·미·일 연합체가 됐다.
이번 합병이 성사된다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글로벌 낸드 시장은 지난해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사업자 숫자는 줄었지만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D램 시장이 삼성과 SK하이닉스 2강의 구도가 오랫동안 굳어진 상황인데 반해 낸드 시장은 33%의 점유율을 보유한 삼성 외에는 10%대 점유율의 나머지 업체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경쟁하고 있는 상태다.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3.4%를 1위를 굳히는 가운데 ▲키옥시아(18.4%) ▲웨스턴디지털(14.2%) ▲SK하이닉스(12.2%) ▲마이크론(11.9%) ▲인텔(7.4%) 순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추진 중인 인텔 인수가 마무리되면 점유율은 19.6%로 뛰어오른다. 또 각각 2, 3위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합병시 합계 점유율 32.6%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투자 발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우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낸드에서는 176단에 이어 200단 이상 제품을 통해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2D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쌓아올린 3D V낸드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출하하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선두를 달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평택2공장(P2) 신규 낸드 라인에서 176단 낸드플래시를 올 하반기 평택2공장(P2) 신규 낸드 라인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개별 기업의 경쟁이라기보다 국가전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이른바 반도체 패권경쟁이 뚜렷해지면서 반도체 소비국에만 머물렀던 유럽도 뛰어들 채비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패권 경쟁은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육성 지원에 500억달러 투자 계획 발표했으며 EU는 2030년까지 전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 20%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은 2035년까지 반도체 등 첨단분야 R&D(연구개발) 예산을 매년 7% 이상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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