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스포츠’ 타보니
제네시스 G80은 현대차의 고급 승용차 중 가장 인기 있는 차량이다. 올해 1∼7월 내수 시장에서 3만6천여대가 팔렸다. 제네시스 브랜드 자동차 중 판매량 1위다. 다만 올해 판매 대수는 지난해 1∼7월보다 2만대가량 줄었다. 이달 초 출시한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스포츠 다이내믹 패키지’ 옵션(선택 사양)을 추가해 판매 반등을 노린 카드다. 자동차의 내·외관 디자인을 일부 바꾸고 주행 성능을 강화해 ‘잘 달리는 고급 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첫인상은 기존 G80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장치)도 그대로다. 시동을 걸고 달려보니 길이 5m, 무게 2톤(t)에 달하는 큰 차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다. 운전대가 가볍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속도를 금세 올린다. G80 스포츠의 개성은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꿀 때 나온다. 서울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왕복 500km 남짓 달리며 차가 없는 길에서 스포츠 플러스 기능을 활성화해 봤다. 그러자 엔진·브레이크 제어 기능 등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이 꺼지고 엔진이 그르렁대며 차 하체가 단단해졌다. 3500cc 대형 엔진의 힘을 제어하는 전자 장비의 봉인을 풀자 페달 반응이 확실히 빨라졌다. 변속 기어를 일부러 저단에 맞춰 엔진 회전 속도와 토크를 한껏 높인 영향이다. 고속에서도 차가 앞으로 튀어 나가는 듯한 펀치력을 보여주고 제동도 즉각적이다. 다만 스포츠 플러스 모드 주행 시 차의 각종 안전장치가 해제되는 탓에 미끄러짐 등을 방지하려면 반드시 안정감 있는 사륜구동 옵션을 함께 넣어야 할 것 같다. 숙련된 운전자가 아니라면 가급적 일반 도로에서는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게 낫겠다. G80 스포츠엔 제네시스 차량 최초로 뒷바퀴가 최대 3.5도 돌아가는 후륜 조향 기능도 넣었다. 2008년 NF 쏘나타에 처음 도입한 뒤 13년 만에 다시 적용한 기술이다. 뒷바퀴는 시속 60km 이하에서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이보다 높은 속도에선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회전한다. 고속으로 달릴 땐 이 기능을 체감하기 어려웠지만, 좁은 골목길을 지나거나 주차할 땐 차의 회전 반경이 줄어들어 편리했다.
G80 스포츠가 운전자만 즐거운 차는 아니다. 시승 차의 뒷좌석엔 9.2인치 모니터가 옵션으로 적용됐다. 이 화면을 통해 차가 달리는 주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월세 시세를 검색할 수 있는 이색 편의 기능도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모든 옵션을 집어넣은 시승 차 가격은 8790만원으로 9천만원에 육박한다. 이 금액을 주고 살 수 있는 수입 경쟁차가 적지 않다. G80 스포츠보다 체감상 주행 성능이 더 뛰어난 G80 전기차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G80 스포츠의 연비는 도심 8∼9km/ℓ,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 14∼15km/ℓ 정도로 대 배기량차 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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