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고차 시장 거래 건수는 연간 251만5000대로 신차 거래량(190만5000대)보다 약 30% 많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믿고 거래할 만한 중고차 기업이 없고 정보 역시 판매자들에게 편중돼 소비자가 피해를 입기 쉽다 보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높다. 국내 자동차 및 교통 전문가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사진)는 11월 2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늦기 전에 중고차 시장을 대기업에도 개방하는 등 시장을 선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시장 개방이라는 해묵은 과제를 소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중고차 업체들은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불가능했던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보호조치가 2019년 풀리자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이에 생계형 적합업종 ‘부적합’이란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중기부는 심의 기한(2020년 5월)이 지나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김 교수는 “중기부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을 느끼며 시간을 지체하는 것 같다”며 “중고차 시장 개방과 관련한 결론이 지연되는 사이 소비자 피해만 계속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중고차 관련 상담 건수는 1만8002건으로 전체 품목 중 4위를 차지했고 1000만 원 이상의 고가 상품 중에서는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5월에는 중고차 허위 매물로 피해를 입은 한 소비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도 벌어진 바 있다.김 교수는 “이미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은 일몰됐고 대기업은 물론이고 플랫폼 기업도 중고차 비즈니스에 뛰어들 준비에 한창”이라며 “그들을 막을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시간을 끌게 아니라 시장을 개방하고 그 대신 부작용을 막을 ‘허들’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앞서 을지로위원회 중고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 좌장을 맡았던 그는 “완성차 업계에 일정 비율씩 단계적으로 시장을 열어 주면 ‘문어발식 대기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상생안을 제시한 바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선 딜러들 사이에서도 정체된 중고차 시장의 발전을 위해선 완성차 업체의 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그는 “완성차 업계가 뛰어들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지면 전체 거래 규모가 늘어나는 등 ‘시장 파이’ 커질 수 있다”며 “기존 시장 참여자에게도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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