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2년 차 소비자들 낙은 '보복소비·재미있는 쇼핑·빠른 배송'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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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집콕' 2년 차였던 올해 소비자들은 지난해보다 비싼 물건을 구매했고, 재미있는 마케팅에 호응했으며, 빠른 배송에 익숙해졌다. 온라인 쇼핑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28일 SSG닷컴이 올해 1~11월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도출한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 주요 키워드는 △보복소비 △콘텐츠 △인프라다. '비대면'이라는 큰 축은 지난해와 같았지만 인기를 끈 품목은 차별성을 보였다.

가장 큰 특징은 보복소비다. 특히 명품과 골프, 호텔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다. SSG닷컴에서만 골프용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 늘었고, 특히 여성 골프의류는 100% 넘게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올해 골프에 입문한 MZ세대와 여성이 큰 폭으로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명품 소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SSG닷컴 명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고, 여성 의류(102%)와 주얼리(59%) 부문 성장세가 특히 가팔랐다. 해외여행 대신 '호캉스'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 국내 호텔 매출은 지난해 대비 260%, 국내선 항공권 매출은 160% 증가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라이브방송으로 한정판매한 파라다이스 호캉스 패키지는 방송 시작 2분 만에 매출 2억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SG닷컴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e커머스 키워드를 ‘보복소비’ ‘콘텐츠’ ‘인프라’ 세 가지로 압축했다. SSG닷컴 제공

과거에 비해 소비 과정의 '스토리'를 중시하는 트렌드도 생겼다. 단순히 유명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이 광고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등장해 할인 혜택과 상품 정보를 재미있게 풀어주는 콘텐츠가 판매와 직결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정보(information)와 유통(retail)을 합친 '인포리테일' 전략이 주효했던 셈이다. SSG닷컴의 경우 장항준 감독이 출연한 예능형 콘텐츠 '연쇄할인마 하루살이 짱상무'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빠른 배송도 올해의 키워드다.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이 보편화되면서 모든 유통업체들이 인프라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오후에서 새벽과 자정으로 배송 범위를 넓혔다. 전국 단위의 배송 거점 구축에 더해 플랫폼 개발을 위한 정보기술(IT) 개발자 채용 경쟁도 벌어졌다.

SSG닷컴 관계자는 "올해는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군을 강화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며 "내년에도 더 나은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