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말표·유동골뱅이...이색 수제맥주 인기
BBQ·교촌 등 치킨 프랜차이즈도 수제맥주 시장 진출

수제맥주 시장이 고속성장하고 있다. 7일 한국수제맥주협회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1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5% 신장했다.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3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지난해 주세법이 개정된 것을 원인으로 본다.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가격(종가세)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뀌면서 수제맥주의 출고가가 인하됐다. 소형 양조장에서 제조되는 수제맥주는 대량 생산 맥주보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이 높아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출고가를 20%가량 낮춘 결과, 매출이 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신장했다. 500mL 캔으로 환산하면 2000만캔에 달하는 분량이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올 1분기에는 제조 양조장을 증설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출범 당시인 2017년만 해도 연간 생산량이 300만리터 규모였지만, 이젠 2000만리터를 생산하게 됐다"고 했다.

GS25(500%), CU(498%), 세븐일레븐(550%), 이마트24(210%) 등 주요 편의점의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은 모두 세 자릿수 신장했다. 편의점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GS25의 경우 전체 캔맥주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2.1%에서 지난해 10%대로 늘었다.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 유동 골뱅이 맥주 등 편의점이 출시한 이색 수제맥주들이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자신의 일상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인증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의 취향에 적중했다는 평이다.
CU 관계자는 "색다른 맛을 찾아 수입맥주를 마시던 소비자들이 수제맥주로 눈을 돌렸다"며 "앞으로도 국내 브루어리들과 협력해 재미있는 콘셉트의 수제맥주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맥주 파트너’, 치킨집도 수제맥주 만들어
수제맥주의 성장이 가팔라지자 치킨 업체들도 수제맥주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직접 맥주 사업에 뛰어들어 '치맥(치킨+맥주)' 수요를 흡수한다는 포부다.
제너시스BBQ는 오는 3월 경기도 이천에 수제 맥주 양조공장을 건립해 수제 맥주를 생산·판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주맥주와 황금올리브치킨에 맞는 에일 맥주도 출시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치킨 업계 최초로 마이크로브루어리코리아와 손잡고 자체 브랜드 ‘비비큐 비어’ 6종을 출시했다.

영세한 수제맥주 업체는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주류 위탁제조(OEM)가 가능하도록 주류법을 개정했다. 작년까진 주류 제조면허가 제조자별로 발급되기 때문에 다른 제조장에서 주류를 생산할 수 없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충주 맥주 1공장을 활용해 수제맥주 OEM 생산에 뛰어들 예정이다. 공장시설 일부를 수제맥주사와 공유해 구제맥주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대기업들이 OEM 제품 판매에 뛰어들면 시장이 교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수제맥주 업체 관계자는 "탄탄한 유통망과 마케팅력을 가진 대기업들이 OEM 방식으로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면, 상대적으로 영세한 수제맥주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며 "생산 수량을 제한하는 등의 후속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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