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시장을 찾은 손님으로 시장 통로가 빼곡하다. 이병준 기자

비슷한 시각 망원시장 건너편에 위치한 월드컵시장 모습. 이병준 기자
3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발이 흩날렸지만, 시장 안은 물건을 사러 나온 손님으로 북적였다. 대부분은 60대 이상으로 보였지만, 고로케나 닭강정을 손에 쥐고 시장을 구경하는 젊은 고객이 적지 않았다. 음식 배달을 위해 점포 앞에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배달 기사도 눈에 띄었다.
비슷한 시각, 망원로 바로 건너편 월드컵시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장 초입에는 카트를 끌거나 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는 이들을 볼 수 있었지만, 시장 안쪽으로 들어설수록 오가는 손님은 적었다.
"서울 전통시장들, 지난해 매출 20~80% 감소"
상인회는 ‘특성 상품’의 유무가 지난해 전통시장을 둘로 갈랐다고 설명했다. 편정수 서울시상인연합회장은 “대표적인 음식이나 특성 상품이 있는 시장은 코로나19 타격에도 매출이 어느 정도 유지됐다”며 “상대적으로 특색이 없는 시장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 임대료를 내기 힘들어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망원시장은 일반 청과나 수산물뿐 아니라 홍어 무침, 닭강정, 고로케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서구 화곡본동시장은 족발·분식으로, 영등포청과시장은 도매 전문 시장으로 싼값에 과일을 파는 것으로 이름이 났다.

망원시장에서는 오레오쉐이크, 달고나커피와 같은 각종 음료도 판매하고 있었다. 이병준 기자
김진철 망원시장상인연합회장은 “맛집들이 있어 멀리서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손님이 생겼다”며 “망원시장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널리 알려져 많이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망원시장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서윤정(53)씨는 “20년 단골도 있지만, 요즘은 젊은 고객이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반면 월드컵시장은 식자재를 판매하는 점포가 대다수다. 야채 가게에서 일하는 김모(49)씨는 “갈수록 장사가 안된다”며 “망원시장은 잘 되는 것 같다”며 부러워했다.
망원시장은 월드컵시장에 비하면 비교적 ‘젊은’ 시장에 속한다. 김진철 회장은 “현재 망원시장은 옛 성산시장(월드컵시장의 전신) 쪽으로 가는 골목길에 불과했다”며 “(6호선 망원역이 생겨) 이쪽으로 많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2000년대 즈음 시장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 [사진 네이버 캡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07/ee6d038d-df67-435f-b9f0-2fa989534d47.jpg)
네이버가 운영하는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 [사진 네이버 캡쳐]
온라인 플랫폼 손잡는 전통시장
상인들은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이 매출 신장에 기여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망원시장에서 분식집을 하는 김송이(27)씨는 “지난해 매출이 거의 반 토막이 났었지만, 배달을 시작하고 이전 매출의 80%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김진철 회장은 “전통시장도 손님만 기다리다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며 “네이버나 배달 앱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전통시장은 장날을 맞아 제수 용품을 구입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07/b18b09b6-a5c5-40fb-b2de-1e51fdbd3417.jpg)
4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전통시장은 장날을 맞아 제수 용품을 구입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의 상인이 많아 전통시장 대부분은 이 같은 시도조차 힘든 실정이다. 편 회장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메뉴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주문이 오면 상품을 바로 보내는 등 점포가 돌아가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나이 든 상인은 혼자 할 역량이 없어 정부와 지자체가 이를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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