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환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며 미국 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29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37.65(1.22%) 내렸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달러값이 뛰고 금리가 오르고 있다.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확대하면서 그동안 금융시장에 비쳤던 햇살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자산 가격의 움직임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유동성 축소가 본격화하고 있음은 이제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낮은 금리로 쉽게 조달할 수 있었던 대출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여러 경제주체 가운데서도 특히 부채가 급팽창한 가계는 부채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원-달러 환율은 8월 초 1140원대에서 1180원대로 올랐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올해 들어 미국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28일(현지시각) 의회에 출석해 “물가 상승은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강도가 세고 지속 기간도 길다”며, 그동안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던 입장을 바꿨다. 이 발언으로 미국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고,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급락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이르면 11월 연준 회의에서 테이퍼링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이런 움직임에 따라 미국으로 달러 환류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해온 한은은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렸다. 그날 연 1.39%이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9일 1.6%까지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은 부채의 이자 부담을 키운다. 금융감독당국은 금융회사들의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장은 내년에도 총량 규제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자 부담이 커지는 데 더해, 제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는 ‘금융 불균형’의 후유증을 줄이고자 하는 대응이다.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제 주체는 낭패를 보게 된다. 주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신용융자 잔고가 25조원에 이른다. 임대해준 집을 담보로 임차비용을 대출받은 규모는 최근 3년간 40조원가량 늘었다. 빚 의존이 체질화되면 안 된다. 올해 들어 다른 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이자가 비싼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빛의 덫’에 걸려들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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