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은 정부의 오만을 상징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책 입안자들은 다주택자 '트리플 증세'로 매물이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오고,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정부의 자신감은 1년 만에 실패로 입증됐다. 지난 1년간 서울과 경기에서 거래된 다주택자 매물이 직전 1년 대비 2만건 이상 줄었다. 되레 증여 물량만 2만건이 늘면서 부의 대물림 속도만 빨라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양도세 정상화가 이뤄지면 당장 50만가구, 아파트만 10만가구 이상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 강남구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양도세가 기본 4억~5억원으로, 양도세 완화가 이뤄지면 호가를 1억~2억원 정도 낮춰 거래할 여지도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정부와 여당의 편견이다. 지난 4월 선거 참패 직후 출범한 여당 부동산특별위원회에서도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완화를 고심했지만 최종 발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부동산 시세차익은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당내 강경파의 여론이 발목을 잡았다.
정부와 여당은 냉혹할 정도로 이성적인 시장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반시장적 정책이 시장을 마비시켰다가 다시 정상화되는 상징적인 사건을 우리는 이미 목격했다. 지난 7월 재건축 실거주 의무 폐지 방안이 확정되자 서울 주요 아파트 전세 매물이 대폭 늘어났던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정부 정책은 없다. 이제는 오만과 편견을 내려놓을 때다.
[부동산부 = 유준호 기자 yjunh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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