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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CPTPP 역내 수출시장을 주도하자 - 매일경제


지난달 26일 한국의 올해 수출액이 5000억달러를 넘으면서 역대 최단 기간 내 연간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다. 이대로 가면 올해 수출 규모는 6000억달러를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디지털 비대면 시대에 맞아떨어진 우리 정보기술(IT) 제품과 한류 바람을 탄 소비재 수출은 많이 증가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바이오·헬스 제품 수출도 빠르게 늘었다.

하지만 주변 여건이 녹록지만은 않다. 미국과 중국 간 통상 분쟁은 관세 공방을 넘어 기술 패권을 두고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등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자국에 구축하기 위해 전방위적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역시 '쌍순환 전략'을 내걸고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전기차·배터리 등 산업이 역내에서 공급망을 갖추도록 지원금을 쏟아붓고 있다.

신흥국은 또 어떤가. 인도는 '자립 인도'를 기치로 제조업 육성에 주력하고,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는 이미 중국에 이은 차세대 제조업 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은 지금까지의 산업 생산 방식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모두가 우리 수출에 도전 요인인 동시에 우리 수출의 미래 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

요즘 우리 수출이 좋은 성적을 거둔 건 변화하는 추세를 신속히 포착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우리에게 기회가 되도록 빠르게 대처했다. 그런데 이제 경쟁국들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선진국은 첨단 기술과 막강한 자본력으로 일상 회복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신흥국도 이제부터는 단순 생산기지로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다. 다가올 일상 회복의 세계시장을 주도하려면 우리도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한다고 한다. CPTPP 11개국(일본·호주·뉴질랜드·캐나다·멕시코·칠레·페루·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브루나이)의 역내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GDP의 13.5%이고 무역 규모는 전 세계의 15%에 달한다. 미국이 가입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최근 중국과 대만이 공식 가입을 신청했다고 하니 앞으로 역내 경제 영역은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PTPP 가입은 우리 기업들의 가치사슬 재편 전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CPTPP 역내에서 생산되는 부품과 중간재의 원산지는 모두 누적으로 인정된다. 한국에서 원·부자재와 중간재를 수출해 베트남에서 완제품을 만든다면 CPTPP 역내 다른 국가로 수출할 때 유리한 관세 혜택 등을 받는 셈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한국이 CPTPP에 가입하면 일본이나 멕시코와의 경쟁에서 더 유리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 호주나 캐나다 등으로 신규 시장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과 중국의 가입에 대해서도 위기감보다는 수출 확대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전체 무역 중 CPTPP 역내국과의 비중이 24%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과 중국이 가입할 때 CPTPP 역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정부와 KOTRA 등 유관 기관들은 업계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CPTPP 통상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현명한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위기 끝에 일상 회복의 시대가 보인다. 도약의 날개를 단 우리 수출이 CPTPP를 통해 더 높이 날아오르길 기대한다.

[김태호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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