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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10년…농식품시장 득보다 '실' 훨씬 컸다 - 농민신문

발효 전후 농식품 수입액 비교

韓 132% 증가 … 유제품 직격탄 조제분유 수입 7155%나 늘어

관세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돼지고기·오렌지 등 대거 반입

2011년 7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10년 만에 EU산 농식품 수입액이 13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U산 조제분유의 수입액 증가율은 7155%, 과일·채소 수입액 증가율은 266.4%에 달하는 등 개방의 충격은 농축산물 품목 전반에 뚜렷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한·EU FTA 이행 10년, 교역 동향 및 수입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EU FTA 발효 10년 동안 농식품 수입·수출액 증가폭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한·EU FTA 이행 10년차인 최근 1년(2020년 7월∼2021년 6월) 동안 농식품 수입액은 발효 직전 5년 평균 수입액보다 27억9000만달러 늘었다. 발효 전 한해 평균 수입액은 21억1000만달러였지만 최근 1년 수입액은 49억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시장개방 충격이 더 확연하다. 유제품이 대표적이다. EU산 조제분유의 연간 수입액은 발효 전보다 7155% 증가했다. 버터 수입액 증가율은 2453%, 전지분유는 1761%, 치즈는 535%로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EU산 단일 품목 중에서 수입규모가 가장 큰 돼지고기 연간 수입액도 92.1% 뛰었다. 금액으로 연간 3억6000만달러 늘었다. 과일·채소 한해 수입액도 266.4%, 1억2700만달러가 상승했다. 특히 FTA 발효 후 10년 동안 과일·채소의 연평균 수입액은 12.8%씩 늘어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EU FTA는 농식품 개방 수준이 96.3%로 우리나라가 발효한 FTA 중 한·미 FTA(97.9%) 다음으로 높다. FTA 체결에 따라 상당수 농식품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고, 저율관세할당(TRQ)·계절관세 등이 도입돼 EU산 농축산물이 물밀듯이 들어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EU산 냉동·냉장 삼겹살과 냉동닭다리는 관세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다가 올 7월 철폐됐다. 수입량이 급증한 조제분유는 2023년 7월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다. EU산 치즈도 관세가 단계적으로 줄어 2026년 완전히 철폐된다. 특히 국산 치즈는 FTA 발효 전 국내 전체 치즈 공급량에서 33.2%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0.5%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EU산 치즈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6.9%에서 26%로 늘면서 국산을 뛰어넘었다.

국내로 들어온 대부분의 EU산 농축산물은 FTA 혜택을 받아 수입됐다. FTA로 개방하기로 한 품목 중 실제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은 농축산물 비중을 따지는 수입 특혜관세 활용률을 보면 EU산 돼지고기 100%, 치즈 99.6%, 오렌지 98.9%, 포도주 97%에 이른다. EU산 전체 농축산물의 수입 특혜관세 활용률은 83.1% 수준이었다.

반면 국산 농축산물의 EU 수출은 FTA의 이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EU 수출액은 발효 전 평년 2억달러에서 이행 10년차에는 3억3000만달러로 65.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는 과일·채소가 180.9% 증가했지만 축산물은 64.2%만 늘었고, 화훼는 되레 74.7% 감소하는 등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국산 농축산물의 수출 특혜관세 활용률은 63.9%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FTA 발효 전 10개 국책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작성한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선 7개 품목만을 대상으로 수입영향평가가 이뤄졌고, 정부는 이를 토대로 국회 비준동의를 받았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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