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2016년 알파고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인공지능(AI)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고, 호기심 가득한 기술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지금 AI는 산업, 금융, 예술, 쇼핑, 채용 등 분야에 상관없이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됐습니다. 어느새 '위드 AI(With AI)' 시대가 된 것이지요.
<AI타임스>는 지난 1년간 우리 삶에 녹아든 AI를 취재했습니다. 그리고 연말을 맞아 [위드AI] 특집으로 일상에 녹아든 AI 분야 15개를 선정,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AI와 함께하고 계신가요?

인공지능(AI)이 일상에 변화를 가져온 분야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쇼핑입니다. 일찍이 포털사이트와 쇼핑몰에서는 AI 기술을 도입해 관련 상품을 추천해주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등산복을 구매하면 AI가 함께 많이 팔린 제품이나 어울리는 제품 등을 토대로 등산 모자, 양말, 신발 등을 추천해주는 것이지요.
여기서 더 나아가 AI는 쇼핑 방식을 계속 혁신해나가고 있습니다. 위메프는 지난 13일 23만 개 쇼핑몰, 총 7억 개 상품에서 추출한 메타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쇼핑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7억 개 상품을 사람이 일일이 비교하기 어려웠지만, AI 기술을 활용해 가능해졌다고 했지요.
AI 얼굴인식 개발업체인 씨유박스는 15일 얼굴인식 결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술로 소비자들은 현금이나 카드 등 지불수단을 꺼내지 않고 얼굴인식만으로 비접촉 결제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요. 이 기술은 올해 연말까지 총 500개의 소매점포에 설치·운영될 예정입니다. 이 기술은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추진한 2021년 블록체인 시범사업 중 '블록체인 기반의 비대면 얼굴인식 결제 플랫폼 구축' 과제를 통해 개발됐습니다.
이처럼 AI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쇼핑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AI가 변화시킨 쇼핑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위드AI] 기획에서 소개하겠습니다.
구매자 댓글 AI가 분석해 필요 정보 제공
온라인 쇼핑에서 도입된 기술 중 눈에 띄는 기술은 댓글 추천 방식입니다. 구매자가 남긴 댓글을 항목별로 구분해 제공하는 서비스지요. 옷을 구매할 때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구매자 만족도, 사이즈, 색상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남긴 댓글을 AI가 항목별로 구분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죠.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위험도가 따릅니다. 실제 상품을 보지 못하니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힘든 까닭이죠. 댓글은 이러한 위험도를 줄일 수 있는 열쇠입니다. 옷을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실착을 할 수 없어 어느 사이즈를 구매해야 내 체형과 맞는지, 모니터상 보이는 색상과 실제 색상과 차이는 얼마나 나는지 등을 알기 어렵습니다. 이때 이미 구매한 사람들의 댓글을 보면 궁금증 해결이 가능합니다. 내 체형과 비슷한 사람이 남긴 글을 참고해 실제 사이즈를 파악하고, 색상에 대해 댓글을 남긴 글을 보고 실제 색상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러한 댓글을 하나하나 검색하기 어려웠습니다. 댓글이 항목별로 구분돼 있지 않아 사용자가 알고 싶은 정보를 알려면 수많은 댓글을 뒤져야 했지요.
하지만 AI 기술이 발전에 따라 이제 댓글을 항목별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기술은 이미 네이버 쇼핑뿐 아니라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지요.
실제로 네이버 쇼핑에 들어가면 의류 등의 상품은 이미 AI가 댓글을 구분해 제공됩니다. 네이버가 'AI 리뷰 요약' 기능을 제공하면서부터입니다.

AI 리뷰 요약 기능은 상품의 리뷰를 키워드 분석, 유사문장 합치기, 비속어 제거, 문장 교정 4단계를 거쳐 한 줄로 요약해줍니다. 또 댓글 내용을 분석해 항목별로 정리해 사용자가 보기 쉽게 제공합니다.
AI 리뷰 요약은 네이버가 5월 출시한 한국어 기반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HyperCLOVA)' 기반으로 제공됩니다.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통해 하이퍼클로바가 댓글을 분석해 댓글을 한 줄로 요약하고, 항목별로 구분도 해주지요.
참고로 하이퍼클로바는 지난 5월 네이버가 출시한 한국어 기반 초대규모 AI 모델입니다. 네이버 클로바가 1세대, 2세대 언어분석 모델을 개발한 경험으로 탄생시킨 3세대 언어분석 모델이지요. 수많은 데이터를 구축해야 하는 1세대와 딥러닝 기술을 도입한 2세대와 달리 자기지도학습 방법을 사용합니다. 사용자가 라벨링을 하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옥상훈 네이버 클로바 부장은 6일 서울디지털재단과 서울스마트시티센터 주최로 열린 'DT 비즈니스 혁신 세미나'에서 "하이퍼클로바는 한국어를 모두 구현하기 위해 개발된 모델"이라며 "1000개 이상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됐고, 50년 치 뉴스 데이터가 다 들어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빌리뷰, 소규모 쇼핑몰도 리뷰 분석 AI 기술 쓸 수 있는 발판 마련
댓글을 분석해 사용자가 보기 편하게 하는 AI 기술은 국내 스타트업에서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빌리뷰라는 업체인데요. 현재 리뷰를 사이즈, 색상 등 주제별로 분석해 제공하는 AI 서비스를 쇼핑몰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형 쇼핑몰이 아니더라도 AI 기술을 활용한 리뷰 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빌리뷰는 작은 규모의 쇼핑몰을 위한 '리뷰 큐레이션 위젯'과 대형 커머스를 위한 '리뷰 분석 API'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쇼핑몰 등에 올라온 고객 리뷰를 NLP 기술로 요약해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구매자가 언급하는 상품의 장점을 해시태그를 통해 보여주고, 고객 취향에 맞춰 상품과 리뷰를 추천해주기도 하지요.

빌리뷰의 기술은 현재 60여 개 쇼핑몰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0일에는 중소벤처기업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지요. 팁스는 우수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정부가 민간 투자사와 함께 2년간 최대 약 5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한송원 빌리뷰 대표는 <AI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리뷰 분석 AI 기술개발 배경에 대해 "리뷰는 중요성에 비해 대부분 쇼핑몰에서 경시되는 분위기"라며 "사용자는 리뷰를 하나하나 눌러가며 필요한 정보를 찾아가는데 여기에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AI 기반 무인매장 본격 상용화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 리뷰 분석 AI 기술이 올해 새롭게 추가됐다면, 오프라인 쇼핑에서의 큰 변화는 무인매장 등장이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아이앤씨 등 기업은 저마다 AI를 활용한 무인매장 기술을 선보였고, 주요 편의점들도 관련 기술을 도입했지요.
더현대 언커먼스토어 체험 영상. (영상=김동원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에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를 올해 초 오픈했습니다. 매장에 직원이 없어도 방문객이 구매한 물건을 AI가 알고 정확히 결제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매장에 방문해보니 사전에 앱을 깔고 결제 카드를 등록하면, 매장 안에 있는 물건을 집고 그대로 나가기만 해도 구매한 물건에 대한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졌습니다. AI가 사용자가 구매한 제품을 다 파악한 것이지요.
이마트24,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도 AI 기반 무인 기술을 앞다퉈 선보였습니다. 이마트24는 8월 신세계아이앤씨와 함께 AI 기반 무인 주류판매기를 도입했습니다. CU도 강원도 고성 R설악썬밸리리조트 매장에서 무인 주류판매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요. 세븐일레븐은 최근 무인 주류판매기를 넘어 매장 자체를 무인으로 하는 'DT 랩(Lab) 스토어'를 롯데정보통신 건물 1층에 오픈했습니다.

무인매장과 편의점을 방문해본 결과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AI 카메라와 무게감지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구매한 제품을 파악했다는 것이지요.
AI 카메라는 상품의 이미지를 보고 어떤 제품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상품의 이미지를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해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더현대 언커먼스토어에는 천장에 40여 대의 AI 카메라가 설치돼있었습니다. 이마트24 무인 주류판매기에는 12대의 AI 카메라가 내부에 탑재돼 있었고요.

무게감지 센서는 무게 변화를 감지해 고객이 어떤 상품을 선택했는지도 알아내는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물건을 집으면 기존에 있었던 무게가 줄어들고, 물건을 내려놓으면 무게가 늘어나는 원리를 이용해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다시 내려놓았는지 등을 판단합니다. 언커먼스토어에는 150여 개 무게감지 센서가 고객 동선과 상품 이동을 추적하고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무인매장에는 얼굴인식 기술, 라이더를 이용한 동선 추적 기술, 결제 프리패스 기술 등이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술에도 불편한 점이 있었죠.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무인매장은 사용하기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결제 프리패스 구간을 휠체어를 타고 지나가기 어려워 보였고요. 무인 주류판매기도 높이가 있어 휠체어를 탄 사람이 이용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마트24 무인 주류자판기에서 소주를 구매하려던 60세 남성은 냉장고 문을 여는데 계속 실패하자 "냉장고를 다 잠그고 있으면 어떻게 술을 사라는 거냐"며 "햄버거 가게에서 (키오스크로 인해) 햄버거도 사 먹기도 힘들어진 마당에 소주도 못 사면 어쩌냐"고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는 매장 직원이 도움을 받아 소주 두 병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무인매장 저변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들었습니다. 무인매장에는 많은 기술이 들어가는 만큼 구축에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AI카메라나 무게감지 센서 가격은 상당한 편이지요. 영구제품도 아닌 만큼, 교체주기도 고려해야 합니다. 스마트팩토리에 탑재되는 센서의 수명이 보통 2~3년인 것을 가정했을 때 무게감지 센서도 빠른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격대가 비싼 만큼, 무인매장 크기는 대체적으로 작았습니다. 실제로 언커먼스토어의 매장 크기는 10평 남짓이었고, 세븐일레븐 DT 랩 스토어는 이보다 작은 크기였습니다. 그만큼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도 적어 과연 사용자가 높은 만족도로 이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죠.
아직 도입 초창기라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무인매장 확대를 위해서는 아직 개선사항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 기반 영상분석 기술, 오프라인 매장 변화 이끌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CCTV를 활용한 AI 기술도 탑재되고 있습니다. 매장에 장착된 CCTV에 찍힌 영상을 AI가 분석해 매장을 어떻게 구성해야 소비자들의 구매 확률이 높아지는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을 공급하는 업체는 2019년 3월 설립한 AI 스타트업 메이아이입니다. 이 업체는 해당 기술을 현대자동차 전시장과 롯데아울렛, 롯데시네마에 공급하고 있는데요.
현대차 전시장에는 CCTV를 촬영되는 방문자들을 연령과 성별로 나눠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을 색깔로 표현하는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어떤 연령의 사람들이 어떤 차에 관심을 가졌는지, 디자인적으로는 앞면과 뒷면 중 어느 쪽에 더 관심을 두었는지를 사람들이 많이 위치한 데이터를 분석해 알게 하는 방식이지요. AI가 방문한 사람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CCTV에 촬영된 영상을 별도로 분석해 정보를 추출해줍니다.
이 기술을 토대로 현대차는 어떤 연령과 성별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차는 무엇인지, 또 이들이 차 내부를 많이 보았는지 외부 앞면을 많이 보았는지 등의 정보를 알게 됩니다. 향후 소비자 취향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지요.
롯데아울렛도 유사한 방식으로 해당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장에 방문한 사람의 연령과 성별 등을 분석해 이들 중 몇 퍼센트의 사람이 어떤 매장에 얼마나 머물렀는지를 데이터로 분석합니다. 해당 정보를 통해 아울렛 측은 사람들이 오래 머무른 이유를 찾아 사람들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 구매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롯데시네마는 이 기술을 영화 상영 전 광고 단가를 측정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상영관 앞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영화 시작 1분 전에 많이 오는지, 5분 전에 많이 오는지 분석합니다.
또 연령대별로도 20대가 일찍 오는지, 50대가 일찍 오는지의 정보도 취합합니다. 이를 토대로 상영 전 광고 단가를 매기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영화 시작 바로 전에 사람이 많이 오니 이 광고 단가를 비싸게 매기는 방식을 취했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근거로 단가를 매기는 겁니다. 그만큼 광고 제공사에 정확한 근거로 마케팅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죠.
박준혁 메이아이 대표는 "20대가 보통 영화관에 일찍 온다고 하면, 20대가 많이 사용하는 제품의 광고주는 비싼 가격 광고를 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의 앞 시간 광고만 해서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영화관에서는 이처럼 광고 스케줄링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제공받기 위해 해당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영화관에 나오는 이유는 TV에서 영화를 보는 것과 다른 오프라인 공간이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매장의 수요는 크고, 매장은 계속 변화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AI 기술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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