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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들, 변이 불안 직감했나"…개인용 금고 시장 호황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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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연합뉴스]

올해 들어 8월과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금리 수준 자체가 낮은데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돈과 금이 금고 안으로 숨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향후 국내외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자산가들은 섣부른 투자보다는 일단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향후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 발행 현금통화 150조 육박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발행한 것 중에서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통화(평균잔액) 규모는 지난 9월 기준 148조8000억원으로 1년 새 14% 가량 늘었다. 이는 2001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시작하기 전후 시점 현금통화 추이를 보면 지난해 1월 113조원, 2월 114조3000억원, 3월 119조원, 4월 122조1000억원, 5월 124조3000억원, 6월 126조2000억원, 7월 128조원, 8월 129조3000억원, 9월 130조6000억원, 10월 131조1000억원 등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에는 현금통화가 138조원을 나타내 한은의 가장 최근 통계인 9월까지 8개월 동안 10조원 이상 늘었다.

이같이 현금통화가 증가하는 추세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국내외 경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됐지만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금리 수준도 낮아 투자보다는 예비적 성격 등으로 현금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시장에 풀린 부동자금 상당수는 5만원권 등 고액권을 중심으로 금고로 직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5만원권 환수율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당시 5만원권 환수율(기간 중에 발행한 금액 대비 환수된 금액)은 25.4%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1년 연간 환수율이 6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올해 들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1~10월까지 5만원권 환수율은 18.4%로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지난 2009년(7.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 금고에서 나와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이 100장이라고 할 때 약 18장만 한은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후 고액권의 환수율 하락이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로존 등에서도 100유로 등 고액권 환수율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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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연합뉴스]

인플레 우려에 금 투자 다시 부상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금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자 이를 보관할 개인용 금고 시장도 덩달아 호황을 맞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관세청 수출입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까지 국내에 들어온 금고 수입액은 492만2000달러로 전년 대비 19.5% 급증해 역대 가장 최대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은·국세청·통계청 등에서 받아 분석한 자료도 금고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준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고 제조업의 매출 과세표준은 2566억2100만원으로 전년의 1273억1200만원과 비교해 101.56% 증가했다. 지난해 금고 제조업자의 매출이 전년의 2배로 늘어난 것으로 그만큼 수요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실물자산인 금 투자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다른 자산에 비해 가치 유지가 더 용이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으로도 손꼽힌다.

국제 금값은 최근 1년내 온스당 1600달러대 수준에서 상승과 반복을 거듭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짙던 지난 9월부터 추세적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3일 기준 국제 금값은 온스당 1770달러대다.

금 투자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 금 거래량도 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월별 일평균 금 거래대금은 9월 53억9486만원, 10월 59억136만원, 지난달에는 16일까지 83억8449만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KRX금시장에서 매입한 금 현물은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되며, 100g, 1kg 단위로 실물 금으로도 수령할 수 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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