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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0년간 중고차 시장 진출금지法에 '역차별' 논란 - 조선비즈

입력 2021.03.28 11:23 | 수정 2021.03.28 11:41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문제를 두고 자동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10년간 자동차 제조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안의 취지는 영세한 기존 중고차 매매업자들을 보호한다는 것이지만, 중고차 시장의 투명화를 지연시키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안평 중고차 매매단지./ 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와 여당이 추진했던 '중고차 상생협력위원회'가 무산된 이후 자동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 간 협의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선 중고차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자동차 업계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도 현대차 등 대기업이 진입하면 중고차 시장이 투명해질거라 기대해 온 상황이어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막는 법안은 혼탁한 중고차 시장을 방치하는 입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기업 진출을 통해 건강한 경쟁을 불러와야 한다는 것이다.

"중고차업계의 나쁜 관행을 언제까지 당해야 하는 거냐"는 내용의 댓글이나 인터넷 게시물이 쏟아지도 있다. 그간 허위매물, 가격 조작 등 불투명한 중고차 시장 구조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매물로 나온 차를 직접 가서 사려고 하면 해당 차는 없다고 하면서 더 비싼 물건을 내놓는다든지, 조직적으로 콜센터를 만들어 허위매물을 소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돼 왔다. 지난 2019년 초 지정 기한이 만료돼 기존 업체들이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이에 대해 부적합 의견을 냈다.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1년 가까이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중 현대차(005380)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중고차 업계와의 갈등에 다시 불이 붙었다.자동차 업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대기업의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고차 업계는 기업 진출로 자동차 매매업 생태계가 파괴되고 중소 업체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 의원의 발의한 ‘중고차매매 상생협력법’(중고자동차 매매시장의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안)은 현대차와 기아, 한국GM 등 자동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10년 기한이 종료되기 전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규제 종료 2년 전부터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완성차 업체와의 상생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이를 토대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규제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기존 중고차 업계에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허위매물 제공자 공표, 징벌적 손해 배상과 과징금 부과 조치 등의 조항도 담았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수입차 업체들 대부분이 이미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업체만 중고차 시장 진출을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도 국내 자동차 업계의 중고차 진입이 규제되면서 수입차보다 국산 중고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2017년식 제네시스 G80 가격은 신차 대비 30.7% 떨어졌지만,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벤츠의 E클래스는 25.5%, GLC는 20.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식 현대차 쏘나타는 45.7%, BMW3 시리즈는 40.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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