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이재명 '주택매입공사'는 이상일 뿐…시장 왜곡 우려" - 머니투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터뷰 /사진=수원(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주택관리 매입공사' 만들겠다고 밝혔다. 집값이 떨어지면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주택으로 내놓고, 집값이 너무 올라가면 매입한 주택을 시장에 푸는 방안이다.

결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가격에 개입하겠다는 구상인데, 전문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세금으로 주택을 사고 파는 물량에는 한계가 있어 시장에 영향을 끼치기 어려우며, 외려 시장 가격 왜곡만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주택관리 매입공사 만들어 집값 잡겠다"…전문가들은 "이상적 이야기"이 예비후보는 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안으로 주택관리 매입공사 활용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일정한 상승률을 용인하되 너무 튀면 눌러야 하고, 누르되 어느 선 밑으로 떨어져서 타격을 주면 안 된다"며 "주택관리 매입공사를 만들어 일정 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매입해 공공임대로 전환하는 형태로 하한선을 받치고 강력한 금융조세정책, 거래제한정책으로 상단을 유지하면서 중간에서 시장 가격이 형성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는 마음만 먹으면 정확한 정책과 강력한 의지 그리고 신뢰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안정화시킬 수 있다"며 "집값을 적정하게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예비후보의 구상은 이상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정부에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며 "이 예비후보의 구상은 이상에 가깝고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현재 아파트 시장 규모만 3000조원 정도인데, 정부 예산 수십~수백조원으로는 시장 가격을 조절할 수 없다"며 "어설프게 실행했다가는 가격 왜곡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택 시장은 시장 경제에 맡겨야 한다"며 "집값은 충분한 공급으로 통제해야 한다"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국민 세금으로 주택을 사고 팔겠다는 것인데 결국 예산 문제와 직결된다"며 "주택이 정부미도 아니고, 재화가격이 높아 정부가 원하는 시기에 맞춰 주택을 매입·매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임대시장에 악영향 끼칠 우려도"실제 실행된다 하더라도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 다양한 시도는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주택시장은 매매와 임대시장이 연결돼 있는데, 이를 따로 떼어 보게되면 이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대표적으로 이번 정부에서도 다주택자 물량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면 해결된다 생각했는데, 그만큼 실수요자들이 사들이면 임대시장에는 매물이 줄어들게 된다"며 "하지만 신혼부부 등 임대 수요는 매년 창출되기 때문에 임대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급이 많아지면 주택을 매입해 임대를 줄텐데, 수요가 폭등하는 시기에는 임대에서 살던 사람들을 급하게 쫓아내서 그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정부가 원하는 시기에 딱 맞춰 주택시장에 개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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