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원대 새 먹거리' OCIO 시장 두고 증권·자산운용사 경쟁 본격화 - 위키리크스한국

내년 중소기업에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시장 커져
현재 100조원대 OCIO 시장보다 10배 규모로 성장 예상
자산운용사 선점 시장에 증권사 뛰어들며 경쟁 가열 전망

고성장세가 예상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 시장에 증권사가 뛰어들어 세력을 넓히고 있다.

OCIO는 연기금, 재단, 공공기관, 거액자산가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자산운용 업무를 위탁받아 운용하는 서비스로, 기존에는 자산운용사가 주도적으로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뛰어들며 판을 키우고 있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본격화 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OCIO 시장은 100조원에 달한다. 기금형 퇴직연금시장이 확장될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는 10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기업 내에 퇴직연금을 전문 위탁기관과 계약을 맺고 운용·관리하는 제도다. 같은 업종 내 사업장끼리 연합해서 기금운용위원회를 설립하면, 연금기금처럼 대형 투자자가 돼 운용사 간 수익률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 일부 자금을 운용기관이 위탁, 운용할 수 있는데 OCIO가 자산운용 업무를 대행하기 때문에 이 제도가 도입되면 OCIO 역할도 커지는 구조다. OCIO 시장이 지금보다 1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퇴직연금은 2014년 107조원에서 2019년 221조원으로 5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52조3000억원으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OCIO 시장은 자산운용사가 먼저 자리를 잡았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시장 선두에 있다. 운용규모는 삼성자산운용이 40조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0조원으로 알려졌다.

올 5월에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체투자 주간운용사 업무를 맡게됐다. 두 회사는 앞으로 4년간 각각 7000억원씩,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공단 자금을 운용한다.

신한BNP자산운용의 경우 다른 자산운용에 비해 OCIO 시장 후발주자지만, 올해 OCIO본부 산하에 OCIO운용팀을 신설하면서 사업 확대 의지를 보였다.

또 다른 후발주자인 NH아문디자산운용도 올해 안에 OCIO 본부를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증권사들도 조직개편을 통해 OCIO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주 미래에셋증권은 기금운용팀과 OCIO컨설팅팀을 신설했고 기존 OCIO솔루션팀을 멀티솔루션본부 산하로 이동시켰다.

기금운용팀은 공적 기금을 유치한 후 자산운용과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고, OCIO컨설팅팀은 기금 유치 후 자문과 기획업무를 담당, OCIO솔루션팀은 마케팅을 전담해 OCIO 역량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OCIO사업부를 신설했으며, 기존 OCIO 영업·기획을 담당하던 기관영업본부 등 유관조직들을 산하로 개편했다. 사업부 대표는 정영채 대표가 겸직하며 내실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KB증권은 OCIO 관련 영업과 마케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OCIO마케팅팀을 OCIO영업부로 확대했으며, 기금형퇴직연금에 대해서도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한국투자증권도 2015년부터 9조5000억원 규모의 고용보험기금의 OCIO 전담운용사로 선정돼 운영 중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OCIO 성장 이유에 대해 "자산시장의 글로벌 동조화 심화로 전문가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 연기금 및 기업, 재단 등 운용자산이 늘고있어 운용을 외부에 위탁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OCIO 시장은 외국과 비교했을 때 위임되는 업무 범위나 운용 재량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 시장 확대에 있어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위원은 "OCIO 전체 운용자산의 80% 이상이 5개(주택도시기금, 산재보험기금, 고용보험기금, 공적연기금투자풀, 민간연기금투자풀) 대형 공적기금에 집중됐고, 5개 OCIO 운용사가 안분하고 있어 공급과 수요 양면에서 과점시장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jh224@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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