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새로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신규·갱신 전셋값이 2배까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보편화된 가운데 최근에는 이를 넘어 ‘삼중가격’이 형성되고 있어 전세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 신성미소지움(전용면적 84㎡)이 지난달 10일과 20일 각각 보증금 2억6250만원(22층)과 4억3000만원(21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2억6250만원은 2억5000만원에 5%(1250만원)을 더한 금액으로 이 계약이 갱신 계약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같은 평형이 3억8000만원(1층)이라는 다소 애매한 가격의 계약도 있다. 이는 층수 등을 감안해 신규·갱신 전셋값의 중간값 수준으로, 전셋값이 세 층위로 나뉜 셈이다.
울주군 범서읍 문수산더샵(84㎡)은 최근 3달간 총 6건의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2건은 2억원대(2억6000만원·2억9400만원), 1건은 3억원대(3억5000만원), 3건은 4억원대(4억·4억4000만원) 등 가격 층위가 삼중으로 형성됐다.
울산 남구 무거동의 무거위브자이(84㎡) 역시 4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서 쓴지 한 달 만에 3억3600만원, 5억1000만원 등의 거래가 체결되는 등 제각각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전셋값이 치솟아 주변 시세가 2년 전의 2배까지 뛰자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 중에는 재계약을 하면서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전셋값을 올려 계속 거주하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삼중가격을 넘어 ‘다중가격’ 양상을 보이는 단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중구 복산동의 복산아이파크(84㎡)에서는 최근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라는 반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해당 단지는 2년 전 보증금인 2억원 중반과 현 시세인 4억원 중반으로 전셋값이 이중으로 형성되고 있다. 2억5000만원에 월 30만원이라는 반전세 계약은 임대차법 도입 이전의 보증금에 월세를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아파트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1~2년 전만 해도 해당 단지의 전셋값을 가늠할 수 있는 암묵적 기준이 있었던 반면, 최근 들어서는 전셋값을 결정하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졌다”면서 “전세 시장이 무척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삼중가격을 초래한 ‘보증금 5% 초과 재계약’과 관련해서는 추후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주인은 기존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증금을 시세보다 적게 올려줬다고 생각할 소지가 크고, 세입자는 보증금을 5% 넘게 올렸기 때문에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남구 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당장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합의했지만, 추후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법부터가 명확하지 않아 현장은 더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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