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하나로 모든 시장 변화를 설명할순 없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대출을 충분히 받을 수 없고, 받더라도 금리가 부담스런 수준까지 높아지면서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출 규제는 정부가 스무번 넘게 쏟아낸 대책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 항목 중 하나였지만 이번엔 뭐가 달랐을까. 집값 대책으로 나온 대출 규제가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했다면 가계부채 관리를 목표로 한 이번 대출 규제는 무주택자, 1주택자의 주택과소비, 주택가수요에 제동을 걸었다.
# 대출총량을 맞추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금융시장의 대출 관행도 변하고 있다. 은행들이 분양현장을 찾아다니며 서로 해주겠다고 나섰던 중도금 대출이 깐깐해졌다. 분양가 9억원이 안되면 당연하게 여겼던 중도금 대출 시장의 변화다. 잔금대출 방식도 달라졌다. 입주 시점의 감정가로 대출한도를 산정한던 잔금대출 한도를 몇년전 분양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전세대출은 총량규제에서 제외했지만 은행들은 증액된 전세금 만큼만 대출해준다. 전세대출에도 분할상환을 의무화한 은행이 생겼고, 갭투자가 의심되는 경우엔 전세대출을 금지하겠다는 은행까지 나왔다.
가계대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 대출 관행의 변화는 일시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가계대출에 대한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내년초부터 시작되고,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관리는 내년에도 이어진다. 전세대출에 대한 적절한 통제는 KB금융의 부속연구소가 나서서 주장할 정도로 금융권 내부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대출 관행의 변화는 부동산시장에도 필연적으로 영향을 준다. 소수의 현금부자를 제외하곤 어차피 금융과 부동산은 한몸이다. 당장 나타나고 있는 매수심리의 위축, 거래절벽 그 너머의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가장 큰 변화를 예상할 수 있고 이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임대차시장이다. 집을 사는게 어려워진다면 임대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대출마저 쉽지 않다면 월세 전환은 가속화될 것이다.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월세로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올해 순수 전세를 제외한 월세를 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는 이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값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월세 상승률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 임대료는 80만2000원으로 처음으로 80만원선을 넘었다.
게다가 내년은 임대차법 시행 2년으로 또 한번 갱신주기가 돌아온다. 그렇지 않아도 '전세대란 시즌 2'가 우려되는 내년, 대출규제까지 겹치면 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대출 규제 너머의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고 있을까. 매수심리가 꺾이고 집값 상승에 제동이 걸린 지금 상황에 안도하고 있거나, 나중에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니 집사지 말라고 경고하지 않았느냐고 방관하고 있다면 곤란하다. 당장 월세거래가 늘고 주거비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월세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겠다던 계획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할때, 또는 기존 제도에 변화를 줄 때 정부는 항상 '연착륙'을 강조한다. 가계대출 규제가 불러올 부동산시장의 연착륙 계획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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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사진=인트라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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