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3년 계획 절반 1년 만에 완료..지난해 점포 114점 정리
롯데온 경쟁력 강화는 여전히 숙제..올해 성과 가시화가 관건
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롯데쇼핑이 점포 구조조정 및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 지 1년 만에 당초 목표의 절반에 가까운 점포를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롯데온(On)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경쟁력 강화는 경쟁사 대비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며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12일 롯데쇼핑(대표 강희태)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통폐합한 점포 수는 백화점 1점·마트 12점·슈퍼 74점·롭스 27점 등 총 114점입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 점포 효율화를 선언하며 3년 이내에 전체 30%에 달하는 250여 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성과를 보면 계획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는 지난해 문을 닫은 점포들이 연간 2000억원 규모로 적자를 보던 곳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업태별로는 임차 비중이 많은 마트와 슈퍼가 주요 대상이 됐습니다. 롯데마트 사업부 산하로 흡수 통합된 롭스는 올해 큰 폭의 정리가 예상됩니다. 인력 감축도 덩달아 이뤄지며 2000여 명에 달하는 직원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구조조정 결과는 실적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쇼핑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3조8477억원·영업이익 181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17% 증가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런 실적 추이가 지난해 추진한 비용 효율화 작업에 따른 효과로 분석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롯데쇼핑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점포 감축에 착수한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심화하는 시장 상황과도 연관이 있었던 것 같다”며 “비효율 점포 구조조정 효과는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남은 숙제는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 경쟁력 강화입니다. 오프라인 점포 수 축소는 규모의 경제 대신 수익성 위주로 매장 효율성을 재고하겠다는 결정으로 전체 매출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정적인 실적을 위해 롯데쇼핑이 온라인 전환에 서두르는 이유입니다.
롯데온은 지난달 기준으로 출범 초기(2020년 4월)와 비교해 매출이 115.4% 증가했습니다. 같은기간 입점한 판매자 수도 2배 가량 늘었습니다.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GMV)은 7조 6000억원 규모로 1년 전보다 7% 성장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성장세는 지난해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전년 대비 19.1% 증가한 것에 견줘 초라한 수준입니다. 경쟁사 쿠팡은 지난해 결제 추정금액이 21조 7485억원(쿠팡이츠 포함)으로 1년 전보다 41% 늘었습니다.
2023년까지 롯데온을 기반으로 온라인 매출을 2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오히려 지난해 롯데온을 출범하는 과정에서 비용 투입이 커져 롯데쇼핑 온라인 사업 손실 폭도 전년 대비 확대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롯데마트는 올해 안에 ‘스마트스토어’와 ‘세미다크스토어’ 매장을 각각 12개와 29개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매장 영업과 동시에 후방에 배송에 필요한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물류 인프라를 늘리는 방식입니다.
이외에도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서부권 및 경기도 일부에서 시행해온 새벽배송을 서울과 부선 전 권역과 경기 남부까지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롯데슈퍼가 운영하던 의왕과 부산 오토프레시 센터를 롯데마트가 넘겨받으면서 처리 물량이 늘어난 결과입니다. 롯데백화점도 온라인에서 주문한 백화점 상품을 서울 지역에 3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 효율화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롯데온 성장세가 받쳐져야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도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높은 경쟁 강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실적이 단시간에 개선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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