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설 명절. 하지만 올해 전통시장 상인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느 때 보다 혹독한 설 명절을 보내고 있다.
설 연휴를 코앞에 둔 9일 오전. 찬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 제주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제주동문시장은 오가는 사람들로 제법 활기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속사정을 보면 다르다. 판매자도 구매자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30년 이상 어류를 취급한 동문수산시장 상인 김모 씨는 “올해 설 대목은 대목이란 말이 무색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판매가) 50%도 못 미친다. 주변 점포들도 매한가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설 대목이 무슨 소리냐(설 대목, 무슨 소리 햄서?)고 반문까지 한다.
김 씨는 “이맘때면 ‘언제 문을 여냐’, ‘물건은 어떤 것이 들어왔냐’고 연락이 자주 오는데 올해는 문의도 없다. 아마도 5인 이상 모임 금지 같은 거리두기 영향으로 다른 지역에서 가족들이 오질 않으니 수요가 대폭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조금씩 차례상에 올릴 것만 사러 나오는 정도”라면서 “코로나에 더해 이번 겨울은 조업도 잘 안되는지 생선들도 공급이 확 줄어들었다. 옥돔은 제주산은 말할 것도 없고 2만~2만5000원 하던 중국산도 3만원대로 뛰었다. 이런 저런 것이 겹쳐 참 이상한 2021년 설 명절”이라고 설명했다.
동문재래시장에서 제과류를 취급하는 사장 A씨는 “명절이면 카스테라, 롤케이크 등이 많이 팔리는데 이번 설은 절반 정도에 그친다. 장사가 안된다는 말을 하는 것도 지친다”고 고개를 돌렸다.
36년 역사를 지닌 중앙로상점가 떡집의 사장 B씨 또한 “근래 관광객을 대상으로 오메기떡을 취급했는데 지난해와 비교하면 20%로 뚝 떨어졌다”면서 “명절이라 떡국 떡, 팥시루 같은 품목을 내놔서 이번 주 반응이 조금 보이지만 이 또한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물가 역시 만만치 않다. 제주상공회의소는 올해 설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 차례상을 차리려면 지난해보다 11% 오른 26만6870원이 필요하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사실상 모든 품목이 인상됐는데, 특히 과일류는 지난해 대비 28%나 올랐다. 5개 기준 사과는 지난해보다 37.5% 상승한 1만8330원, 배는 38.9% 오른 2만830원이다. 단감은 6330원으로 16.8% 상승했고, 노지감귤 1kg은 2990원으로 13.7% 올랐다. 나물채소류(10%) 육고기·계란·해산물(3.4%), 가공식품류(4.9%) 역시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제주시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지난 해 말부터 이미 전 품목에 상승세가 형성돼 있어 이번 설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체감하는 부담은 계속 누적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를 근본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백신 개발, 방역 수칙 준수와 함께 일선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정부와 제주도가 시급히 연속해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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