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설 전통시장 “모처럼 활기” vs. 마트 “텅텅 비어 절반 수준” - 천지일보
“오늘은 신나서 콧노래 나와”
“코로나 이전이 너무 그리워”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전국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지역 상권도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설 연휴 대전지역도 지난해 절반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설날을 앞두고 전통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찾아 손님 맞이에 분주한 반면, 지역의 중형 마트는 썰렁한 분위기다.
대전 가장동 한민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오랜만에 보는 엿장수 아저씨가 추억이 깃든 남학생 교복을 입고 구성진 노랫자락과 함께 ‘찰칵찰칵’ 가위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좀 들어가니 고소한 김 굽는 향기와 전 부치는 냄새가 코를 자극해 식욕을 돋군다.
대전 서구 가장로(괴정동) 94에 있는 한민전통시장에서 딸과 함께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희(가명, 50대, 여)씨는 “그동안 손님이 너무 없어서 정말 우울했는데 오늘은 신나요, 매일 설날이었으면 좋겠다”며 “우리 딸도 오랜만에 콧노래가 나오고, 떡이 다 팔려서 또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맛깔스럽게 늘어놓은 김치, 반찬과 살전, 동태전 등을 직접 만들어 파는 가게에서 박수광(가명, 60대, 남)씨도 “코로나 때문에 매상이 절반 이하였는데 오늘은 기분 좋아요, 코로나가 빨리 물러가고 예전처럼 꾸준히 매상이 올랐으면 살겠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대전 서구 용문동 사거리에서 1㎞ 정도 떨어진 코너에 있는 한우 정육점 앞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고 주변 상가의 음식점 가운데 주로 고깃집에 손님들이 많은 편이다. 평소에 만나지 못한 친지들과 설날 전 오랜만에 고깃집에서 정을 나누는 모습이 훈훈해 보인다.
하지만 동네 중형 마트는 텅텅 빈 곳이 많고 썰렁하다. 어쩌다 한명씩 손님이 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동에 있는 한 체인점 마트에서 일하는 정미순(가명, 45, 여)씨는 “너무 손님이 없으니 심심할 정도”라며 “지난 해 설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동구 대동에 있는 A마트 주인, 한정국(가명, 56, 남)씨는 “그전에 아무리 불경기라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코로나 이전이 너무 그립다”며 “언제나 그 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설 앞에 이 정도라면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정말 막막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대전지역 여기저기 상점마다 사정이 제각각인데다 또 한 동네 안에서도 각 상가, 가게에 따라 희로애락이 엇갈리는 것을 볼 수 있지만 대부분 코로나19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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