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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시장에 뛰어드는 車 업계, 전기차 시대 '배터리 대전' - 조선비즈

입력 2021.03.17 06:00

중국 최대 민간 자동차 업체 지리자동차가 지난 15일 중국 동부 간저우시에 연 42기가와트(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하는 '파워배터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42GWh는 160만~170만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다.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12월 간저우시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패러시스(Farasis)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는 합작사를 설립했다.

전기차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지리자동차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총 300억위안(약 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지리자동차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침투한 테슬라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 공장에서 전기차 ID.3가 생산되는 모습./폭스바겐그룹 제공
같은 날 독일 폭스바겐은 '파워데이'를 열고 유럽에 6개 배터리셀 공장을 세워 앞으로 10년 내 연간 24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증가하는 배터리 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 기지인 유럽에서 배터리 자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또 9억유로(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0%를 인수한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 파트너십을 통해 2023년부터 프리미엄 배터리 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화학업체로부터 전기차의 심장 격인 배터리를 공급받던 완성차 업체가 본격적으로 독자 배터리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안정적인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한편 배터리 구매 비용을 낮춰 글로벌 '전기차 대전(大戰)'에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그룹은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생산 방식을 도입하고 재활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저가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 비용은 절반 수준으로, 인기 모델의 배터리 비용은 30%까지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마스 슈말 폭스바겐그룹 기술부문 이사는 "우리는 배터리의 비용과 복잡성을 낮추면서 수명과 성능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우리가 가진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배터리 시스템 비용을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00유로 이하로 낮추겠다"라고 말했다.

BMW그룹이 독일 뮌헨에 설립한 배터리 연구개발센터 모습./BMW 제공
BMW 역시 배터리 개발 기술 내재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은 삼성SDI(006400)나 중국 CATL 등 배터리 업체의 제품을 납품받아 전기차를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는 원하는 성능의 배터리 셀을 직접 만들어 자사 전기차에 장착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가 지난해 독일 배터리업체 ATW오토모티브를 인수하기로 한 것 역시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다.

일본 도요타는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全固體)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해액을 고체로 바꾼 전고체 배터리는 폭발 위험성이 크게 낮은 데다 배터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도요타는 올해 직접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공개하고, 2025년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스스로 배터리 생산에 나서는 이유는 안정적인 공급과 비용 절감 외에도 다양한 성능의 배터리를 고안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은 완성차 브랜드가 내놓은 전기차가 1~2개 모델에 불과하지만,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 보급형 승용차뿐 아니라 고급 세단, 스포츠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상용차 부문에서도 전기차가 등장할 전망이다. 세그먼트별로 배터리에 요구되는 성능이 달라 배터리 공급 업체에 일일이 주문하기보다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CEO가 지난해 열린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배터리 생산 비용 절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테슬라 유튜브 캡처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생산 기술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했고,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가 당장 경쟁할 순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한 이후에는 더 많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두 업계 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005380)는 자체 배터리 생산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배터리 자체 개발·생산을 위해 준비는 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배터리 업체와 협력을 통해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입장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지난해 12월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에서 "현재 LG화학(051910), SK이노베이션(096770), 삼성SDI 등 국내 3개 배터리 업체와 협력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고, 배터리 독자 생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배터리 자체 조달은 일부에 국한된 얘기이고 기본적인 수급은 배터리 업체가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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